
막내 PD로 일하면서 배운 한 가지 | 이해강 대표 칼럼(3)
막내 PD로 일할 때 였습니다.
촬영이 있는 날이면 선배님들은 늘 같은 말을 했습니다.
"무조건 검은색 옷으로 입고 와"
처음에는 이유를 몰랐습니다.
'옷 색깔이 촬영이랑 무슨 상관이지?'
하지만 이유가 있었습니다. 카메라에 잡히는 사람의 눈동자에는 주변 환경이 그대로 비칩니다.
촬영자가 밝은색 옷을 입고 있으면 그 색이 눈동자에 그대로 반사되고, 화면에 몰입감을 깨뜨릴 수 있었던 것이죠.
저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밝은 색 파란 니트를 입고 촬영장에 갔다가 크게 혼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 일로 이렇게까지 혼나야 하나?'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브랜드를 운영하며 여러 작가님, PD님들과 함께 하게 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좋은 콘텐츠는 거창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그냥 지나칠 작은 디테일을 끌까지 챙기는 태도, 그 태도가 결과를 만듭니다.
특히 블로그나 숏폼처럼 몇 초, 몇 분 안에 승부가 결정되는 콘텐츠는 더욱 그렇습니다.
제목 하나
썸네일 하나
문장 하나
컷 하나
자막 하나
이런 작은 디테일의 차이가 모여 사람들이 끝까지 읽고, 끝까지 보게 만드는 콘텐츠가 됩니다.
결국 좋은 콘텐츠는 뛰어난 기술보다 작은 디테일을 끝까지 챙기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그 한 끗의 차이가 조회수의 차이를 만들고, 문의의 차이를 만듭니다.
돌이켜보면, 그날 선배님께서 제게 가르쳐 주신 것은 촬영 복장이 아니라 일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작은 디테일 하나도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
그것은 지금까지도 제가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